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종합] 이보영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조력 사망' 화두 던지는 '메리 킬즈 피플'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5.07.31 13:44

메리 킬즈 피플 제작발표회 / 사진: MBC 제공

"한 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메리 킬즈 피플'을 선택하게 됐다."

31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극본 이수아, 연출 박준우)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박준우 감독과 배우 이보영, 이민기, 강기영, 권해효, 윤가이가 참석했다. 

'메리 킬즈 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 박준우 감독은 "의사지만, 경찰의 시선에서는 이들이 연쇄살인마이자 범죄자다. 왜 이들이 '조력 사망'이라는 허용되지 않은 살인을 하게 됐을까가 핵심 주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게 됐는데,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왜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게 됐는지 묻자 박준우 감독은 "제가 이 작품을 먼저 기획하거나 제안을 했던 것은 아니고, 이미 기획과 개발이 된 작품이었다"라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내용이 무겁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까 과거 MBC 'PD수첩'에서 '존엄사' 법에 대한 케이스를 다룬 것을 보며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생각보다도 복잡하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소재 특성상 전 회차가 19세 이상 시청 등급 판정을 받았다. 박준우 감독은 "의료 조력 사망이라고 표현했지만, 의료 조력 자살이라고도 말한다. 방통위의 심의 기준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죽음에 대한 묘사를 하거나 조장하면 안 되기 때문에 19세로 설정해놓고 작품의 본질을 표현하면 좋겠다고 판단해 주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보영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을 연기한다. MBC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2012년 종영한 '애정 만만세'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이보영은 "오랜만에 불러주신 만큼, 그래도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부담감이 있다"라며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할 것 같다"라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다만 그가 맡은 '우소정'은 평범한 의사가 아니다. 정해진 결말 앞에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어떤 환자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치료가 아닌 안식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특정 환자들을 선별해 비밀리에 조력 사망을 돕는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이보영은 "보통 드라마를 선택할 때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나 연기하고 싶은 신이 있거나, 또 재미가 있다면 선택하는데, 어떤 드라마는 재미 유무를 떠나 끌릴 때가 있다"라며 "이 이야기는 한 번 꺼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는지 묻자 이보영은 "저는 제 캐릭터를 절대적 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정말 환자를 구원해 주고 아픈 사람의 고통을 끝내준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선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보는 분들에 따라서는 불법이고 옳지 않은 일로 볼 수 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소정이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로서는 건조하게 표현하려고 하면서도 눈빛에 따뜻함을 담으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우소정'에게는 두 명의 조력자가 있다. 먼저 의대 시절부터 소정과 가까이 지내온 전직 성형외과 의사 '최대현'은 강기영이 맡는다. 강기영 역시 소재의 신선함에 이끌려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며 "죽음이라는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밝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물 자체가 극을 밝게 해주려는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 그 부분에 매력을 느껴 선택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소정이 일하는 병원 간호사로 그와 조력 사망 사업을 함께하는 간호사 '최예나'는 윤가이가 연기한다. 그는 "처음에는 그저 생활비를 벌기 위한 수단으로 조력 사망 사업에 협조하는데, 극이 흐르면서 예나의 태도가 계속 달라진다. 어떤 에피소드를 겪으며 환자뿐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하게 된다. 꼭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는 아쉬움뿐 아니라 기적을 믿는 분들도 있다. 그 사이에서 예나가 어떻게 자기 입장을 결정해가는지를 잘 담아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박준우 감독 역시 환자들의 주변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작품이 범죄자와 그를 추적하는 경찰의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실제 속 내용을 들여보면 일종의 가족극이다.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앞둔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며 "과연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일까. 극한 상황이지만,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분명 존재한다. 부부, 부모 등 가족 간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소정이나 대현이가 어떻게 공감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연출했다"라고 말했다.

우소정과는 반대의 의견을 가진 인물도 존재한다. 권해효가 맡은 '양신부'는 누구보다 환자를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마리아 복지병원 원장이다. 소정을 향한 주변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인물이었지만, 소정이 하는 일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그를 말린다. 권해효는 "조력 사망이 옳은 일일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며 "시대를 앞서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청자들께 어떻게 다가갈까 호기심으로 함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민기가 맡은 '조현우'는 어떤 치료도 소용없는 시한부 말기암 환자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그의 반전 정체가 드러났다. 이민기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형사 반지훈 역할"이라며 "조현우라는 인물로 위장해 우소정 선생의 불법적인 일을 잡으려고 잠입수사를 하게 된다"라고 소개했다. 이민기는 특히 중점을 둔 부분으로 "조력 사망을 원하는 환자로 선생님과 만나게 되며 반지훈도 혼란을 겪게 된다. 분명한 살인이지만, 이걸 과연 살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 고뇌에 빠지게 되는데 이 부분을 특히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민기는 이어 "주제가 무겁게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보영은 "찍을 때는 이번 작품이 화두가 되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걱정이 되기도 한다"라면서도 "한 번쯤은 나, 그리고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삶과 죽음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본질에 대해 고찰하게 만드는 MBC 새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총 12부작으로 오는 8월 1일(금)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최신기사 더보기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