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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리거' 김영광, 샛길 없이 걸어온 시간…"게으름 경계하는 내 모습 좋아"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5.08.05 16:20

사진: 넷플릭스 제공

"저는 딱 무엇을 해야겠다는 기준이 없다. 대본을 받고 끌리면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다 하고 싶고, 많이 해보고 싶다. '이런 장르에서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그런 궁금증이 항상 있다. 경험도 쌓으면서 제 작품 개수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웃상' 속에 천진난만함과 비릿함이 공존하는 배우. 김영광은 모델 출신다운 훤칠한 키와 넓은 어깨, 그리고 로맨스와 스릴러를 오가는 비주얼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쉼 없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썸바디', '악인전기'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가 이번엔 결이 다른 악역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다.

작품은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김영광은 군 스나이퍼 출신인 현직 순경 '이도'(김남길)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조력자 '문백'으로 분했다. '문백'은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매력과 함께 어딘가 의뭉스러움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후반부엔 반전을 선사하며 극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입체적인 '문백' 역을 찰떡같이 소화한 김영광과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트리거'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뭔가.

"저는 대본을 받자마자 다 읽고 바로 하고 싶다고 연락을 드렸다. 문백이 캐릭터가 자유로워서 정말 재밌어 보였다. 내가 했을 때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 후반부에 나오는 문백 모습은 또 다른 면이 있어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작품을 하면 내가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문백'은 극이 진행될수록 꺼풀이 벗겨지는 인물이다. 점점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문백' 역을 준비한 과정은 어땠나.

"작품에서 총을 처음 잡아봤다. 어릴 때 총 나오는 액션물을 많이 봐서 그 생각이 나더라. 시원한 총기 액션을 해본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문백이에게는 숨은 아픔도 있지 않나. 그걸 내세워 (총기 사용을) 합리화하려는 건 아니지만 즐거운 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문백의 전사가 너무 잔인하게 보이거나 강한 임팩트로 남길 바라지 않았다. 그런 과거 때문에 총기를 푸는 게 정당하게 보일 것 같아서다. 이도와 문백이의 관계를 통해서 둘의 생각과 기준의 싸움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를 바랐다."
Q. 암 투병 중인 시한부 캐릭터라 점점 외형적 변화도 보이더라.

"암 투병으로 시한부를 산다는 설정 때문에 살을 많이 뺐다. 지금보다 7~8kg 정도 뺀 것 같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다크서클을 진하게 그리고 기미와 볼 패임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려고 어두운 분장을 했다."

Q. 최종회가 공개된 후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다. 현장에서 후속편에 관해 이야기 나눈 바가 있을까.

"저도 엔딩을 보고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웃음)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적으로 이런 사건이 펼쳐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다. 시즌2 만든다면 문백이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바람이다. 그런 상상을 하니까 더 재밌다. 문백이가 마지막에 누워있지 않나. 이후에 눈을 딱 뜨면서 살아나는 내용으로. 제 나름대로 후속편을 써주실지 기대를 해보고 있다. (웃음)"
Q. 김남길과는 첫 호흡을 맞췄다. 현장 분위기도 궁금하다.

"(김남길) 형님이 액션을 정말 사랑하신다. 액션 하실 때 보면 고민을 되게 많이 하더라. 발차기도 정말 잘하고 체력이 좋으신 것 같았다. 사실 저와 붙는 액션 신이 많지 않았지만 형의 액션을 바라보면서 진지한 태도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경력이 많으시니 '이렇게 하면 어떻게 보일 것이다'하는 것들을 잘 알고 계신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현장에서 형이 해주신 조언보다도 함께 합을 맞추는 것 자체가 조언이었다. '이렇게 해'라기보다 제가 자유롭게 하도록 해주셨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돼. 받아줄게'라는 느낌이라 정말 편했다."
Q. 올해는 하반기에 영화 '퍼스트 라이드'와 드라마 '운수 좋은 날'을 선보이고, 최근엔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새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 출연 소식을 전했다. 열일 행보 원동력은 뭘까.

"약간 일 중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저는 딱히 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여러 가지를 더 해야 스스로 에너지가 끌어올려지는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있게 되고 스스로 게을러지는 기분이다. 그런 것을 경계하는 편이라 더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저는 그런 제 모습이 좋다."

Q. 2006년 모델로 데뷔한 후, 연기자로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곧 데뷔 20주년인데 그간의 배우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인가. 앞으로의 활동 각오를 전하자면.

"특별히 몇 주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렇게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저는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산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한다. 일을 하다 보면 잘 안될 때도 있지 않나. 그런 걸 스스로 잘 정리하면서 '엇나가지 않게, 딴 길로 새지 않고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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