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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뷰] 20주년에도 "ing"…슈퍼주니어의 꽃말은 '영원한 친구'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5.08.25 08:24

슈퍼주니어 콘서트 리뷰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너 같은 사람 또 없어'라는 노래가 있는데 저는 여러분(팬)께 하는 말이 아니라 멤버들한테 해야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재미있게 농담하고, 서로 다툴 수도 있는 친구들이 또 언제 생길지 모르니까 앞으로 슈퍼주니어 우정 영원히 간직하도록 하겠다."

다시 무대에 오른 희철이 슈퍼주니어로서 영원을 다짐했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슈퍼주니어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잠깐의 휴식은 있을지 몰라도 슈퍼주니어가 달린다면, 다시 이들의 곁을 지키며 함께 달린다. 이러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는 슈퍼주니어의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SUPER SHOW 10'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3회 차 모두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되며 약 3만 명의 관객을 동원, 슈퍼주니어의 여전한 저력을 증명했다. 

2008년 첫 시작을 알렸던 슈퍼주니어 월드 투어 콘서트 브랜드 'SUPER SHOW'는 올해 10번째 투어를 맞이하게 된 만큼, 기획 등에 많은 신경을 쏟았다. 특히 멤버들 중 은혁은 세트리스트 및 퍼포먼스 구성에 참여했고 신동은 VCR 연출, 이특은 관객 인터랙티브 기획, 예성은 스타일링 아이디어, 희철은 악기 연주에 참여하는 등 21년  베테랑 다운 능력치를 자랑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의 포문은 데뷔곡인 'TWINS'로 열었다. 그때와 멤버 수는 달라졌지만, 여전한 칼군무를 펼치며 분위기를 예열시켰다. 무대를 마친 뒤 규현이 홀로 등장해 'U'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슈퍼주니어의 실제 서사를 담아낸 것으로, 규현이 합류하면서 슈퍼주니어는 더이상 '슈퍼주니어 05'라는 로테이션 그룹이 아닌 '슈퍼주니어'가 될 수 있었다. 이어 슈퍼주니어는 '너라고', 'Black Suit', 'MAMACITA' 등 과거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이며 쉴 틈 없는 호응을 이끌었다.

이번 공연의 특별했던 점 중 하나는 지난 'SUPER SHOW' 무대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 등이다. 지난 활동들이 어우러진 멤버 소개 VCR에 이어 'SUPER MAN' 무대가 시작됐고, 마치 왕좌에 앉아있는 듯한 슈퍼주니어가 등장했는데, 이는 과거 콘서트 모습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SUPER SHOW 1'의 'Marry U'를 팬들이 떼창하는 모습이 'SUPER SHOW 2'부터 이어진 '우리들의 사랑' 응원법, 과거 VCR 속 캐릭터가 재차 등장하는 등 팬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완성됐다. 

"우리는 슈퍼주니어예요!" 어느덧 20년째 울려 퍼지는 슈퍼주니어만의 인사가 들려오자 팬들은 "우리는 엘프예요"라며 화답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교통사고 후유증 탓에 2019년 'SUPER SHOW 8' 이후로 잠시 무대를 떠났던 희철이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다시 무대에 올라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희철은 "그동안 속을 많이 썩였는데,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방송인 모드 접고 아이돌 모드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이특은 "저희 멤버들의 나이를 다 합치면 360살이 넘는다. 현존하는 아이돌 중 고령 그룹이라 많은 사람들이 '쟤네 지쳐서 무대 몇 곡 하고 말만 많이 하겠지' 했을 텐데, 무대를 보면 '제발 그만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저렇게 20, 30년은 더 하겠어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하며 "(이번 공연이) 20주년 과거, 현재, 미래를 총망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고, 여전히 ing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라는 각오와 함께 밝은 미래를 위한 곡이라며 'Delight' 무대를 펼쳤다.

이어진 VCR은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2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한 슈퍼주니어와 팬들의 관계성을 담아냈다. 물론 20주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리며 항상 이들을 응원한 이들도 있겠지만, 10대 소녀가 20대, 30대가 되면서 학교생활, 직장 생활 등으로 잠시 마음이 떠난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는 언제든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팬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되어주었다. 

팬 사랑도 여전했다. 'I Know', '우리들의 사랑' 무대에서 슈퍼주니어는 공중으로 올라가는 구조물을 활용해 2층, 3층 객석을 가까이 보기 위해 노력했고, '너 같은 사람 또 없어', '너로부터' 무대에서는 객석으로 내려와 일명 발롯코(발+토롯코=이동차)를 돌며 팬들과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고 하이파이브, 악수, 심지어 포옹까지 나누는 등의 교감을 보여줬다.

슈퍼주니어 콘서트 하면 떠오르는 분장쇼는 이번에도 있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각각 자신의 상징 동물 잠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Miracle', '파자마 파티' 등의 무대를 펼쳤다.

반면 지난 'SUPER SHOW'들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번 공연에서는 유닛들 무대를 모두 완전체로 선보였다는 점이다. 슈퍼주니어-M의 'Super Girl', '迷 (Me)', 슈퍼주니어-T의 '로꾸거!!!', 슈퍼주니어-Happy의 '파자마 파티'는 물론, 슈퍼주니어 보컬 유닛인 슈퍼주니어-K.R.Y.의 '도로시' 역시 함께 완성해 슈퍼주니어만의 하모니를 들려줬다. 다만 발라드 섹션을 부르는 과정에서 규현이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며 염려를 자아냈으나, 이후 다시 무대에 올라 의자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우산을 지팡이로 활용하며 천천히 걷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이 밖에도 슈퍼주니어는 EDM 섹션으로 'D.N.A', 'Rockstar', 'A-CHA' 등의 무대를 펼쳤는데, 그동안 팬들이 보고 싶어 했던 무대로 손꼽았던 'A-CHA'는 수차례 반복하는 모습으로 재미를 더했다. 특히 려욱은 계속 반복되는 무대에도 강철 성대를 자랑하며 고음 파트를 소화해 무대를 마친 뒤 팬들은 '김려욱'을 외치기도 했다.

공연 말미 슈퍼주니어는 다시 한번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쳤다. 최근 발매한 신곡 'Express Mode'를 시작으로 'Mr. Simple', '미인아', 'Sorry, Sorry', 그리고 '돈 돈!'까지 무대를 완성한 것. 특히 'Sorry, Sorry'에서는 희철의 악기 연주와 예성의 강렬한 락 보컬로 포문을 열어 감탄을 자아냈으며, '돈 돈!'에는 은혁과 동해의 페어 안무가 새롭게 추가돼 눈길을 끌었고, 또한 그동안 편곡 버전으로 들려줬던 곡들의 원래 버전 안무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지난 활동에 대한 향수를 소환했다.

앙코르 무대 직전 팬들은 이날 '앵콜'을 외치기 전 예성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어 '앵콜'을 외쳤고, 다시 무대에 오른 슈퍼주니어는 'Marry U' 무대를 선보였다. 멤버들은 객석 곳곳에 서서 팬들과 함께 호흡했고, 이어진 '행복'에서는 '슈주 열차'라며 함께 무대 구석구석을 향하며 팬들을 향한 인사를 전했다. 

무대를 마친 뒤 멤버들은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예성은 "'SUPER SHOW 10'이 날짜가 정해졌을 때 특별한 생일을 맞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사실 저는 생일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기쁘신 날이라고 생각해서 생일 파티 같은 것도 크게 안 했는데, 문득 어머니와 이야기하다가 '내가 왜 이때 태어났을까' 생각했는데 여러분과 만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뜻깊은 소감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안타까운 부상을 당한 규현은 "귀한 시간을 써서 와주셨고, 공연이 또 비싸잖아요. 오늘 규현의 춤선과 춤추면서 폭발하는 라이브를 기대하면서 오셨을 텐데 그것을 못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 우산이랑 의자까지 준비를 해주셔서 안 아프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제 안 아프거든요"라며 장난스럽게 부상을 언급하며 팬들의 걱정을 덜고자 노력했다. 그는 이어 "처음 이 공연장이 잡혔을 때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못 채우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가득 채워주신 것을 보고 '우리 슈퍼주니어 앞으로 30주년까지도 무조건 갈 수 있겠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그런 확신을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은혁은 "저희가 열흘 정도 'SUPER SHOW 1'부터 쭉 라이브로 보여드렸는데, 제가 예전에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여러분 제가 40살이 되어도 곁에 있어 주실 거죠?' 이런 말을 했는데, 40살이 됐다. 저는 약속을 지켰어요"라며 "사실 그때는 제가 이 나이까지 슈퍼주니어를 할 수 있을지, 'SUPER SHOW'를 할 수 있을지 생각도 못 하고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어 여러분과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끝으로 리더인 이특은 "여러분이 슈퍼주니어를 아껴주시는 만큼, 제가 그 이상으로 슈퍼주니어를 아끼고 내 인생의 전부라고 얘기하고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멤버들 믿고 따라와 주세요. 여러분께서 불만이 있는 것들 다 생각하고 있고, 우산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슈퍼주니어가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지는 몰라요. 30주년, 40주년 함께 하겠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고 그건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실 저희가 15년 전부터 '너희는 늙었다', '너희는 못할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20주년을 왔거든요. 앞으로도 30년, 40년 달려갈 수 있게 여러분께서 계속 힘을 실어주시길 바라겠다"라고 당부를 더한 뒤, 이날 공연을 찾은 SM엔터테인먼트 탁영준 대표이사에게 팬들이 원한다며 앙코르 콘서트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 뜨거운 환호를 이끌었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Finale'다. 멤버들은 객석 곳곳을 찾아 팬들과 눈을 마주하며 유쾌한 분위기로 무대를 마쳤다. 그리고 슈퍼주니어만의 시그니처인 엄지 키스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으나, 팬들이 '앵콜'을 외치자 다시 무대에 올라 'Miracle'을 선보였다. 앵앵콜을 제외한 31곡의 세트리스트, 3시간 30분이 넘는 공연 시간이다. 무엇보다 멘트를 최소화하고 무대로 가득 채우려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처럼 'Express Mode'로 20주년 콘서트를 완성한 슈퍼주니어다. 무엇보다 시작부터 끝을 기약하며 데뷔를 했던 이들이기에 이번 20주년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앞으로'를 기약하며 서로에게, 또 팬들에게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 슈퍼주니어의 다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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