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역사' 제작발표회 /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소소함 속에 귀엽고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채운 영화 '고백의 역사'가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2층 나루 볼룸에서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제작 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공명,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 배우, 그리고 남궁선 감독이 참석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영화다.
'고백의 역사'의 연출은 남궁선 감독이 맡았다. 남궁선 감독은 단편 '최악의 친구들'로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십개월의 미래', '힘을 낼 시간' 등의 작품으로 청춘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아왔다. 남궁선 감독은 "살면서 '고백'같은 것을 할 때가 많지 않나. 어른들은 '고백할 일 있다'고 하면 '뭐 잘못했어?' 물어보고, 어렸을 때 '고백'은 사랑 고백이 많다. '고백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98년도 세리와 친구들을 돌아보며 각자 여러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만의 고백의 역사를 돌아볼 제목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제목을 짓게 됐다"라고 '고백의 역사'의 제목에 담긴 마음을 전했다.
공명은 서울에서 온 사연 있는 전학생 '한윤석' 역을 맡았다. '고백의 역사'를 선택하게 된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도 너무 보고 싶은 장르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남궁선 감독은 '윤석' 역에 공명이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공명은 해맑고 바른 이미지를 지닌 배우인데, 사실 시큰둥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그래서 윤석이라는 친구는 지쳐있기도 하고, 약간 툭툭거리기도 한다. 그런 느낌을 (공명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보기에는 큰 곰들이 젤리처럼 귀엽지만, 살짝 보이는 시큰둥함을 잘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여린 소년으로 바로 변화하는 걸 보고 정말 든든했다"라고 공명에 대한 또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신은수는 아빠에게 물려받은 곱슬머리가 인생 최대 고민인 열아홉 소녀 '박세리'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곱슬머리 때문에 고백에 실패한다고 생각하지만, 긍정 에너지를 가진 친구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남궁선 감독은 '곱슬머리'를 중심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것을 꼭 바꿔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화두라고 생각했다. 곱슬머리인 세리 뿐만 아니라, 10대일 때 외모 때문에 신경 쓰고, 괴롭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지 않느냐. 그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세팅이라고 생각해서 '곱슬머리'로 세팅했다"라고 전했다.
사투리 연기를 위한 신은수의 남다른 노력도 전해졌다. 신은수는 "촬영 전 부산 사투리 선생님과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 수업했다. 선생님 녹음한 것 듣고 하면서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첫 촬영 전부터 대본을 다 외웠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이에 공명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아예 시나리오를 통으로 다 외웠다는 게, 진짜 놀라웠다. 어디에 뭐가 있고를 너무 많이 읽다 보니 다 알고 있어서 그런 모습에 감동했다"라고 감탄했다.
차우민은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부동의 인기남 '김현' 역을 맡았다. 실제로 학교에서 인기남이었던 그는 '인기남' 캐릭터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더 했다. 그는 "거의 매일 러닝을 뛰었다. 촬영 전날에는 무조건 마스크팩을 하고 잤다. 그리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신은수는 "학창 시절에 후배들이 '최고 미남' 이런 플래카드 이런 걸 받았던 걸 보여줬다"라고 폭로했고, 남궁선 감독은 "최고 미남 차우민에게 바치는 시도 있었다"라고 덧붙이며 그의 남달랐던 학창 시절 인기를 입증했다.
윤상현은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수다 폭격기 '백성래'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에서는 세리의 고백을 가장 열심히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다. 모든 친구들과 친한 친화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 웃어야 한다 싶었다"라고 고민한 지점을 전했고, 공명은 "윤상현이 실제로 애교쟁이 성격이다. 웃으면서 애교부리면 다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에서 그의 모습을 덧붙였다.
1998년 부산은 '고백의 역사'의 배경이 되는 시기와 장소였다. 남궁선 감독은 자신도 한윤석(공명)처럼 다른 동급생보다 1년 학교에 늦게 다녔음을 고백하며 "불안하지 않았던 시절은 아닌데, 문화적으로는 이상한 낙관주의가 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때 처음으로 1세대 아이돌 가수도 나오고, 대중문화에서 폭발적으로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며 젊은이에게 새로운 시기가 열렸던 시기다. 98년 부산이 가진 생기는 시대를 통해서 느끼고 싶었다"라며 "그때 곱슬머리였으면, 머리를 펴고 싶어졌을 시기였을 거다. '매직'이 유행하며 스트레이트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었다"라고 영화 속 시기를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고백의 역사'는 고등학교 3학년, 1년 후 각자의 길을 향하게 될 친구들의 소소한 날들을 통해 자신의 지난날을 비춰보게 하는 영화다. 남궁선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며 저도 즐거웠다. 잊고 있던 즐거움을 많이 기억하고, 아픔을 잊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배우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기에 기대 많이 해달라"라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한편, '고백의 역사'는 오는 8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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