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뿐이지'에서 수진 역을 맡은 공민정 / 사진 : 영화로운 형제
공민정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연상연하 부부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장재호와 실제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리고 올해 1월, 두 사람은 예쁜 딸을 품에 안게됐다. 아이를 낳고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만난 공민정은 엄마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하고 눈부셨다. 딸 이야기를 할 때면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세상의 엄마들이 그랬듯 공민정 역시 딸을 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의 정의를 새로 내려가고 있다.
첫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돌보는 일이 체력적으로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알고 있다. 염려하는 목소리에 공민정은 "(출산 후) 6개월 쯤 지나니까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들었다가 괜찮아지다가, 컨디션이 떨어지고, 회복되고. 왔다갔다 해요. 그런데 아기가 너무 예뻐서. 부모님들이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라고 하시잖아요. 그 마음에 사무치는 사랑하는 감정을 딸을 보며 처음 느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첫 사랑 같아요. 정말 딸을 위해서라면, 1초의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제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엄마가 된 이후에 느낀 지점을 전했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뿐이지'스틸컷 / 사진 : 영화로운 형제
출산 이후에도 작품 촬영에 매진했다. 공민정은 "현장에서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한 작품은 아이를 낳고 오라고 기다려주시기도 하셨어요. 너무 감사한 작품이에요. 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출산 후 한달 뒤부터 현장에 나간 것 같아요. 힘들게 일하는 일정이 아니고, 제 컨디션까지 많이 생각해주셔서 현장에서 몸 풀어가며 촬영하고, 회복하고 한 것 같아요. 제가 호르몬의 노예인 편인데, 현장에서 힘들었던 시기도 건강하게 극복한 것 같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장재호는 앞선 인터뷰에서 "아이가 아내랑 똑같이 생겼는데, 정말 너무 예쁘고 귀엽다"라고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공민정 역시 해당 글을 읽어봤다며 "너무 고마웠어요. 남편이 진짜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정말 사람이에요. 저는 솔직히 좀 덜 됐거든요. '나 진짜 덜됐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자주 반성을 하는 타입인데, 남편은 항상 평온하고, 중심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에요"라고 남편 장재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뿐이지'스틸컷 / 사진 : 영화로운 형제
"남편을 만나기 전, 저는 인생은 늘 힘들고, 불행하고, 가끔 행복이 찾아오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행복은 잠깐이니까 너무 들뜨지 말자고요. 그런데 남편은 늘 행복하가도 해요. 그래서 '불행한 적이 없어?'라고 물어본 적이 있거든요. 그랬더니 '늘 행복해. 덜 행복하거나, 더 행복한 것의 차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좀 우울감이 느껴지는 날을 '덜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평소에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요. 그러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어떤 사건을 받아들이는 힘이 아예 달라지더라고요. 그런 지점을 남편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삶에는 항상 소소한 스트레스가 있다. 공민정은 "몇 십년간 찾아봐도 이겨낼 방법은 없더라고요"라고 자신만의 마주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는 "벼랑 끝에 있는 것 같을 때, 이제는 좋은 일이 오려나보다 생각해요. 인생의 그래프가 직선으로 오르고, 직선으로 떨어지지는 않잖아요. 오르락 내리락 곡선을 그리는데, 힘든 구간을 줄이는 연습을 해요. 그리고 마음가짐을 '지나가겠지, 어짜피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라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제목을 센스있게 덧붙여 현장을 폭소케 했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뿐이지' 포스터 / 사진 : 영화로운 형제
공민정은 지난 7월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스페셜 MC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가 아닌 '공민정'의 모습이 반가움을 더했다. 그는 "연기를 하는 건, 제가 아닌 캐릭터로 만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담감이 덜 한데, 예능은 제가 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담감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출연을 고민한 이유를 전했다.
'동상이몽2' 작가의 거듭된 연락에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공민정은 웃으며 출연 당시를 떠올렸다. "제가 MBTI가 INFP거든요. 정말 덜덜 떨었어요. 그런 상황에 많이 취약한 편이에요. 좀 겁쟁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새로운 걸 많이 하고 싶어졌어요. 마음가짐이 마치, 아이낳기 전에는 전생을 산 사람같고, 아이를 낳고 나니, 현생을 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 시간을 위해 여태 준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 새로운 삶의 막이 시작된 거잖아요. 그래서인지, 새로운 변화를 하고 싶다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예전에는 못했는데, 지금은 해보자' 하고요. 예능, 라디오 등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힘도 생겼고, 무너지지 않을 기반도 생겼고, 이 모든 것들이 엄마가 되니 생긴더라고요."
공민정은 늘 마주할 때마다 온도차가 크다. 어떤 캐릭터를 할 때마다 그 인물로 내적 친밀감을 갖게 하거나, 내적 거리감을 갖게 한다. 그 인물로 살아내는 궤적들이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다른 것으로 기억될 뿐'이다. 그렇기에 '엄마'가 된 공민정이 보여줄, 새로운 인생의 막이 열린 그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들에 또다시 기대하게 한다. 더 많은 결로 웃고 울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한편, 공민정이 열연한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지난 27일 개봉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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