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로운과 신예은, 박서함이 디즈니+에서 처음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사극 포문을 연가. '탁류'가 완벽한 작가, 감독, 배우 조합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매료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23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 제작발표회가 열려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로운, 신예은, 박서함, 박지환, 최귀화, 김동원이 참석했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다. 작품은 '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 '행복의 나라'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과 '추노' 이후 1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천성일 작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추창민 감독은 '탁류'를 통해 처음으로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다. 추 감독은 '탁류'의 소재에 매력을 느껴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사극은 주로 상위 계층, 양반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천성일 작가님이 쓴 '탁류'는 하층민의 이야기였다. 특히나 한강에 거주하면서 사건을 만들어가는 왈패라는 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로운은 과거를 숨긴 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마포 나루터의 일꾼에서 '왈패'가 되는 '장시율' 역을 맡았다. 어쩔 수 없이 왈패판에 들어서게 된 시율은 부조리한 세계를 바꾸고자 변화를 꾀하는 인물이다.
로운은 '탁류'를 통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로운은 "외적인 변화는 너무 잘 보일 것 같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 혼자 약속한 게 있다. 대본을 처음 받고 강렬한 끌림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이런 인연이 찾아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리딩 날짜가 다가오니까 불안해서 잠도 안 오더라. 내가 이 과정을 온전히 즐겼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이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다 보니까 '더 내려놓고 싶다'라는 욕심을 내게 해준 정말 소중한 작품"이라고 '탁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 공개 후 군 복무에 나서게 된 로운은 입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원래는 7월 입대였는데 어떤 사유로 좀 미뤄졌다. 저는 이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부국제를 처음 가봤는데 못 갔으면 정말 배가 아팠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제가 사랑하는 작품을 홍보하는 것까지가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탁류'를 열심히 홍보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 몸 건강히 다녀올 거고, 다녀와서는 쉬지 않고 연기할 것 같다"라고 듬직한 면모를 보였다.
신예은은 조선 최대 상단의 막내딸이자 가업을 이어 상단을 이끌고자 하는 '최은' 역을 연기한다. 최은은 타고난 장사 수완을 가졌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확신과 주관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당찬 인물이다.
신예은은 추창민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전했다. 신예은은 "'탁류'에 캐스팅되기 전에 회사 복도에서 '정년이'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을 뵙게 됐다.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겠냐고 물으셔서 '맨얼굴인데 괜찮으세요'하고 마스크를 벗었다"라며 "그걸 보며 감독님은 일상에서도 '탁류'에 대해 많이 고민하시는구나 싶었다. 지나가는 낙엽을 봐도 '탁류'에 입히는 분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제 생각보다도 더 섬세한 분이셨다. 저에게는 정말 스윗하셔서 현장 가는 게 늘 즐거웠다"라고 덧붙였다.
박서함은 뛰어난 무과 실력으로 장원급제해 포도청에 새로 부임한 종사관 '정천'으로 분한다. 부정부패로 가득한 세상을 뜯어 고치고 싶던 차에 오래전 헤어진 친구 시율과 재회하게 된다.
'탁류'를 통해 첫 사극 도전이자 군 전역 후 복귀에 나선 박서함은 "그저 행복한 현장이었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박서함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버지들을 많이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애틋한 게 많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감독님이나 로운이, 선배님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에 울컥울컥 했다"라며 "너무나 감사한 현장이었고 이 기회로 더 열심히 해서 나중에 꼭 감독님을 다시 찾아뵙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세 청춘 캐스팅을 완성한 추창민 감독은 "이 세 분이 가진 배우로서의 열망이 되게 컸다. 변신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결과적으로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세 배우 역시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신예은은 "로운 씨는 저보다 훨씬 많은 환경을 접해본 사람으로서 제 또래인데도 경험치가 많구나라는 걸 느꼈다. 마냥 밝고 활기차 보여도 속은 단단한 배우이고, 앞으로 더 커질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서함 배우는 제 눈물 버튼이다.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사랑할 수 있을까 싶다. 서함 씨가 어떤 작품과 연기를 하든 무조건 응원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박서함과 로운은 신예은에 대해 "예은이가 현장에 오면 분위기가 밝아진다. 등불 같은 친구다. 제가 엄청 긴장한 신이 있었는데 예은이를 보고 있으니까 '여기서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하는 게 느껴졌다.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을 줘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예은 배우님은 현장에서 저를 되게 릴렉스하게 해줬다. 함께 산책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촬영 공간을 익숙하게 만들어줬다. 감사했다"라고 화답했다.
'탁류'는 사극 장인 감독과 작가가 만든 작품인 만큼, 사극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9부작으로 구성된 '탁류'가 시즌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 묻자, 추창민 감독은 "뒤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드라마는 아니다. 9부까지 완결은 되어 있다"라면서도 "충분히 확장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시면 확장하고 싶다"라고 귀띔했다.
추창민 감독의 말처럼 연기 열정으로 똘똘 뭉친 세 청춘 배우 로운, 신예은, 박서함이 이끌어갈 사극 '탁류'는 오는 26일 1~3회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2회씩 디즈니+에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