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은 인터뷰 현장에도 어김없이 예의를 풀로 채운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의 패션을 칭찬하자, 김우빈은 "어제부터 골랐다"라며 남다른 꽉 찬 예의를 느껴지게 했다.

그렇게 매 순간에 집중하는 그다. '다 이루어질지니'의 공개를 앞두고 나선 수많은 웹 예능에서도 그는 늘 웹 예능 콘텐츠에 대한 칭찬과 진행하는 이에 대한 호감과 예의를 잊지 않았다. '다 이루어질지니'의 제작 중간에 감독이 교체된 것과 관련된 껄끄러울 수 있는 질문을 제작발표회에서 받았을 때, 마이크를 쥔 것도 김우빈이었다. '다 이루어질지니'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도 유일했다. 그런데, 김우빈에게 그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주연배우가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라고 답하며 지금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인터뷰②]에서는 그렇게 팬들에게도, 제작진에게도,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김우빈을 조명해 본다.

Q. '다 이루어질지니'가 공개된 이후, 호불호가 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의견을 주시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봐주시고, 진심으로 말씀해 주신 거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이병헌 감독님이 초반에 투입되었다가, 안길호 감독님으로 교체 투입되었다. 힘든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랬겠죠? 그런데 사실 현장은 늘 다양한 이슈들이 있다. 너무 다행히 다들 크게 불편해하지 않고 작품에 집중했다. 안길호 감독님께서 잘 지휘해 주셨기에, 중심을 잘 잡고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병헌 감독님과 저는 '스물'이라는 작품도 했는데, 마무리까지 함께 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아쉬움은 있다."

Q. '다 이루어질지니'는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에 이어 김은숙 작가와 세 번째 만남이다. 작가님이 김우빈을 찾는 이유를 들어본 적 있나.

"여쭤본 적은 없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저와 함께한 시간이 좋았다는 거고, 그만큼 저를 믿어주신다는 거니까, 늘 언제나 감사하다. 작가님과 한 작품이 큰 사랑을 받은 덕분에, 저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았다. 이번 '다 이루어질지니'의 대본을 받았을 때도 행복하고 감사했다."

Q. 보통 작품이 공개되면, 감독과 작가, 주요 배우들이 인터뷰에 나선다. 하지만, '다 이루어질지니'는 유독 김우빈 혼자 인터뷰 임하게 됐다.

"주연배우가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 (웃음)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셨으면, 그건 제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충분한 답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일부러 안 나오신 것이 아닌, 상황이 그렇게 된 거니까. 부족해도 제가 최대한 전달해 드리려고 한다. 다른 배우들은 작품하고 있고, 저는 안 하고 있고의 차이다. 다른 배우들이 인터뷰나 홍보를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못 하는 거다. 저는 다행히 시간이 잘 맞아서, 새로운 웹 예능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

Q. '다 이루어질지니'의 공개를 앞두고, 빠더너스, 핑계고, 용타로, 요정재형 등 정말 다양한 웹 예능에 출연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채널의 특성이나, 좋아하는 포인트들이 다 있더라. 미리 공부해서 간 건가.

"즐겨보는 채널들에 출연했다. 그리고 출연하기로 했으면 챙겨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매번 새로웠다. 저도 처음 나가보는 채널들이 많아서 좋았다."

Q. '콩콩팥팥'에 이어 '콩콩밥밥', 그리고 오는 17일에는 tvN에서 '콩콩팡팡(콩 심은데 콩나서 웃음팡 행복팡 해외탐방)의 첫 방송도 앞두고 있다.

"저희가 '콩콩팥팥' 때부터 스핀오프가 스핀오프를 낳고 있다. '콩콩밥밥'은 이광수, 도경수가 사내 식당을 운영했고, 이번에는 저까지 셋이 하는 구조다. 해외 문화 탐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에그이즈커밍에서 저희를 멕시코로 여행 보내주셨다. 단순한 여행은 아니고, 해외 문화를 탐방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장소를 멕시코로 정해서 멕시코 시티부터 시작했다."

Q. 예고편을 보니, 세 분이 여전히 친한 거 맞나. 스스로 예능캐로 성장한 지점도 궁금하고, 예능을 하며 도움받은 지점도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도 (이)광수 형이랑은 일주일에 세 번은 통화하는데. 캐릭터로 연기하면 편할 것 같은데, 예능은 연기가 아니지 않나. 계산 없이 해서, 제가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저도 예고편 속 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웃고만 있어서. (웃음) 되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고, 되게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방송을 보며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제가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하는 게 너무 좋다. 우리 기록을 남기는 것도 너무 좋다. 처음 같이 예능을 할 때, 시청자분들께서 좋아해 주신 덕이다. 그 덕분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Q.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팬 사인회 중 향수를 묻는 팬에게 향수를 선물하고, 이야기들은 팬들의 저녁 장소에 미리 가서 선결제를 해놓고 간 미담이 엄청나게 퍼지고 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

"계산하고 움직이는 건 아니다. 감사한 팬들이고, 오래 알고 지낸 팬 분들이다. 진짜 오랫동안 알고 지낸 분들이다. 아시아 투어갈 때도 같이 다닐 정도로. 제가 쉬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제가 저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고,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그전에는 쑥스러워서 고마워도 '고맙다'라는 표현을 못 한 것 같다. 그런데 일상에서 사실 '고맙다'라고 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좀 더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우빈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관계에 ‘감사’를 놓지 않는다. 작품이든 예능이든, 동료와 팬을 대하는 태도는 늘 같았다. 그가 말하는 ‘최선’은 화려함이 아닌 진심이다. 아픔이 있었던 긴 공백을 지나, 그는 여전히 사람을 향하고 있다. ‘다 이루어질지니’의 지니처럼, 어쩌면 그는 지금 자신이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는 중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