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인터뷰] 전여빈 "'착한 여자 부세미',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기를 바랐어요"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5.11.07 16:36

사진: 매니지먼트엠엠엠 제공

'착한 여자 부세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착한 배우' 전여빈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지난 4일 지니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극본 현규리, 연출 박유영)가 종영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 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

드라마 종영을 하루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전여빈은 "시청률 7%를 넘기면 발리에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과 발리로 떠나고 싶다"라며 7%가 넘었을 때를 가정해 "태어나서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갈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모든 것은 부요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실제 이날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7.1%, 수도권 7.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2025년 ENA 월화드라마 1위, ENA 드라마 역대 2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그는 "어떻게 보면 다소 낯설 수 있는 채널에서 이런 시청률을 받은 것이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더 좋은 성과를 이뤄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있기는 하지만, '우영우'가 전설이라면 그래도 '부세미'도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성적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전여빈의 첫 타이틀롤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그는 "뻔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진짜 배우라는 기회를 갖게 된 이후로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소중했고 똑같은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무게감은 있다. 내가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 역할을 잘 해내면서 동시에 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잘 수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책임감 때문인지 방영 다음 날이면 새벽에 눈이 떠져서 다른 배우들, 감독님과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반에 막 올라가는 시청률을 보며 저희끼리 약간 울기도 했다. 반응이 와줘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 봐주신 모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너는 너 자체로서 행복할 자격이 있다'라는 로그라인 때문이었다. 전여빈은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라면 어떤 사람에게 어떤 평가를 받든 마땅히 행복할 수 있다는 그 말이 큰 위로로 느껴졌어요. 저는 세상의 누구라도 사연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 드라마를 설명하는 로그라인이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처럼 느껴졌어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완성되기까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복합장르를 앞세운 만큼, 전여빈은 극 안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는 "대본은 4부까지 보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는데 처음 들어올 때부터 범죄, 로맨스, 스릴러, 코믹, 휴먼이라는 복합장르라고 들었고, 그러한 부분이 저한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특히 1, 2회가 역대급 반응을 얻었던 바, 뒤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아쉬움을 드러낸 시청자가 많았는데 이에 대해 "스릴러 장르에 대해 고대한 시청자들께서는 호불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는 다양한 시청자를 만나 뵙기를 고대했다. 그런 분위기를 기대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오히려 무창에 내려갔을 때의 코믹함이나 사람들에게서 오는 드라마적인 느낌에 숨통이 트인다고 하셨다. 만약 스릴러 면모로 만족감이 안 채워진 분이 계시다면, 제가 다음에 아주 진한 장르물로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준비 과정에서 고민은 없었는지 묻자 그는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될 수도 있다고 느낀 것은 서울과 무창 사람들의 톤 앤 매너가 정말 다르다는 점이었다. 한 쪽은 너무 차갑고 한 쪽은 너무 뜨거웠다"라며 "영란이와 세미는 그 중간을 오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톤에 맞춰야 할까 고민이 있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 스스로 생각한 것은 시소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게 하는 중심축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 회차에서는 영란의 드라마가 제일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무조건 흡입력 있고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누구보다 삶에 대해 처연하면서도 바스락거리는 심정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미지로는 버림받은 길고양이 같은 느낌의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처음 할 수 있는 시도는 외형적인 변화였다. 몸을 말리는 거였고, 두 번째는 영란이가 아주 절박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평범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친구였다. 매일을 가혹한 삶을 살지만, 자신이 어떤 가혹한 날을 이겨내는 지도 모르는 얼굴과 텐션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영란이를 만들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부세미'를 만들어간 과정에 대해서는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산 친구가 상상했을 법한 아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2, 30대의 여자 사람 모습은 어떨까. 새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 삶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보통 '착하다'는 칭찬을 가장 쉽게 하잖아요. 영란이는 본인이 가진 배경 때문에 오해를 가장 빨리 사면 모를까 착하다는 말을 듣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착한 여자 부세미'는 영란이 가장 많이 상상했으면서도, 가장 멀게만 느껴지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막상 부세미가 됐을 때 부자연스럽기를 바랐어요. 그가 입는 좋은 옷이 어색하기를 바랐어요"라고 전했다. 

전여빈은 영란을 숨기고 세미로 지내던 시간이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라고 고백하며 "눈에 드러나는 공격을 할 수가 없이 방어만 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보니까 그때의 수동적인 상황이 배우로서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후반부에 이르러서 가선영과 대결이 펼쳐질 때는 더 이상 방어가 아니라 방어를 위한 공격을 하는 영란이고 세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옷들과 메이크업을 구현하며 자신 있어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라며 변화 과정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적인 모습은 변화했지만,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여빈은 영란과 세미 모두를 '선한 인물'로 표현하며 "영란이도 그런 환경 속에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자란 것이 정말 선하다고 생각한다. 또 세미 역시 그 안에는 결국 영란이라는 존재였기 때문에 그런 영란이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선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영란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다 보니 경호원을 꿈꾸게 됐다. 이러한 영란이의 손에 총이 들리게 되는데, 자신을 공격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지만, 결국 총알을 장전하지는 못했다. 그게 영란이의 선함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키려는 마음은 있지만, 남을 가해하는 마음까지는 품지 못했던 것 같다.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다소 답답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착한 여자 영란이'라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결국 이러한 선한 마음으로 영란은 자신이 바라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악인 가선영(장윤주)을 응징하고 인생 리셋에 성공한 김영란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전여빈은 "누구보다 평범한 나를 바라왔던 영란이가 지옥 같은 나날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말도 안되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영란이는 평범한 행복을 원했던 것이고 큰돈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사회에 재산을 환원하고 무창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영란이가 진짜 바라던 행복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할 수도 있는 일지만, 영란이에게는 가장 비범한 결말이다. 사랑은 없다고 믿었던 그가 자신을 둘러싼, 자신의 모습을 알아봐 주고 품어준 사람들의 둥지 속에서 진짜 집을 찾게 된 것 같다"라며 결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최신기사 더보기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