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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천만관객 돌파 '국보' 이상일 감독 "제 뿌리는 한국…'국보'와 겹쳐진다" [종합]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5.11.13 18:54

영화 '국보'를 연출한 이상일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 사진 : 미디어 캐슬 제공

영화 '국보'는 일본에서 천만 명이 넘는 관객 수 기록을 세웠다. 이는 실사영화 중 흥행 2위의 기록이기도 하고, 아직 멈추지 않는 흥행세로 1위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상일 감독은 한국인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재일 감독이다. 영화 '국보'와 겹쳐 보이는 지점이다.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국보'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재일 감독 이상일 감독이 참석했다. '국보'는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고 가부키 명문가 하나이 한지로(와타나베 켄)에게 맡겨진 키쿠오(쿠로카와 소야, 요시자와 료)와 명문가의 아들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가 일본 전통 예술 '가부키'를 중심에 두고 흐르는 삶을 담은 작품이다.

이상일 감독은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괄목할 만한 성적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스스로도 굉장히 놀라운 결과이자 숫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1위를 목전에 두고 있고, 계속 상영되고 있다. 아마도 머지않아 보다 높은 결과를 보고 드리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첫 주부터 5주 차까지 계속 관객이 증가하는 걸 볼 수 있었고, 작품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젊은 층은 물론이고, SNS를 통해 알기 쉽게 정보를 전달했고, 연령이 높은 층은 입에서 입으로 영화에 대한 호평을 전달했다. 굉장히 놀라고 있다"라고 일본에 분 '국보' 열풍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상일 감독은 가부키 극에서 여성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 '온나카타'의 생애를 담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악인'을 찍은 후, 온나가타 배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실제 그 인물을 중심에 두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매우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고, 남성이 여성을 연기한다는 것이 그로테스크하게 보일 수도 있다. 5~60년 동안 그 예술을 위해 자신을 갈고닦으며 그분들만 가진 신비성이 있었다. 그런 것들의 실루엣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국보'는 한 사람의 생애를 담은 작품으로, 상영시간 3시간이라는 긴 호흡으로 흐른다. 하지만, 한순간도 지루할 새가 없다. 영화 속 등장하는 가부키 극은 키쿠오와 슌스케의 마음과 숨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이를 느끼기 위해 관객의 숨을 죽이게 한다. 이상일 감독은 "가부키의 내용은 모르더라도, 존재감은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이 작품은 가부키 자체를 그리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가부키를 연기하는 배우, 그 배우를 지지하는 가족들의 휴먼 드라마에 무게를 두고 그려내고자 했다"라며 "이런 지향성은 다양한 종류의 예술에 인생을 걸고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는 배우들을 비춘다. 배우들은 빛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그림자도 짙다. 예술을 통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일본뿐만 아니라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질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그렇기에 '국보'에서 배우들은 '가부키' 전문 배우가 아닌 영화배우들을 캐스팅해 약 1년 여의 연습 기간을 거쳤다. 이상일 감독 역시 "높은 허들이었고, 어려운 일"이라고 밝힌 작업이다. 그는 "실제 가부키 배우와 같이 가부키에 경의를 품고 있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가부키 배우로 리얼한 존재감을 표현하지 못하면 영화가 붕괴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중압감을 주는 것보다, 자신이 그 자체와 싸워야 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가부키 연습을 했다"라면서도 "현장에서 가부키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내면에 있는 것을 담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치열했던 현장을 회상했다. 그만큼 영화에는 배우들의 피, 땀, 눈물로 가득 찼다.

이상일 감독 역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한국 감독들도 다 팔 것 같다. 저도 그럴 거다"라며 '예술'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이 업계에서 이 일을 하다 보니 질투도 생기고 악의를 품을 때도 있다. 진정으로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을 때 제 안의 악의나 더러운 감정이 정화되고 깨끗해진다고 느낀다. 예술은 '분노' 등 부정적 감정을 정화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저도 계속해서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한다"라며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런 이상일 감독은 K-콘텐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인상 깊은 K-콘텐츠로 "홍경표 촬영 감독의 '하얼빈'을 극장에서 봤다 그 작품의 영상이 가진 힘을 감명 깊게 봤다. 넷플릭스 '승부'를 보고, 이병헌 배우의 훌륭한 지점을 많이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상일 감독은 애플TV+ '파친코' 시즌2의 마지막 세 편인 6~8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김민하, 이민호 배우가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함께 작업했는데, 한국 배우들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함께한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한국 배우는 사고방식도 연기 방식도 확고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윤여정이 너무 무서웠다. 함께 일하다 보니 신뢰 관계가 깊어져 굉장히 기뻤다"라고 이야기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국보'의 관전 포인트로 이상일 감독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그는 "저 스스로 한국이 뿌리인 사람이다. 그 지점이 직접적으로 이 영화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혈통, 외부에서 온 인간이라는 영화적 구조는 태어나면서 가진 구조와 겹쳐 보이는 것 같다. 그 어떤 다른 나라보다 한국 관객이 그 지점에 대해 밀접하게 느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고 한국 관객을 마주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영화 '국보'는 오는 19일 한국에서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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