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과 김동욱, 하정우와 이하늬가 차게 식은 '아랫집 부부'와 너무나 뜨거운 '윗집 부부'가 되어 대조를 이룬다. 우주로 가는 19禁 말맛 케미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히 전했다.

25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윗집 사람들'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배우이자 감독 하정우와 배우 공효진, 이하늬, 김동욱이 참석했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부부 관계를 하는 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정우는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 이어 네 번째 연출작으로 '윗집 사람들'을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코믹 영화라는 장르처럼 되어있지만, 저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럴싸한 메시지를 삼으려는 것도 아니었다. 배우들과 협업해 잘 짜인 이야기에 집중하며 작업에 임했다. 굳이 관전 요소를 이야기하자면, 스페인 영화 원작을 보고서도 느꼈다. 문화와 환경이 달라도 부끄럽고, 대담할 수 있겠다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도 연말에 많은 사람들과 이 이야기를 듣고,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관전 요소를 이야기했다.

하정우는 고등학교 한문 교사이지만,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윗집 수경(이하늬)의 남편 김 선생 역을 맡았다. 남다른 온도의 윗집 부부를 보여주기 위해 이하늬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김 선생은 럭비공 같은 사람이고 필터링 없이 말을 막하는 사람이다. 보호자 같은 개념의 아내 수경을 얻어서 그런 부분을 컨트롤 당하면서 사회성을 갖는 캐릭터인 거다. 이하늬에게 그런 디렉션을 주지 않았음에도 그런 것들의 합이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감사하기도 했다. 연출까지 겸업하는 현장임에도 마음 편하게 연출에 집중할 수 있게 장을 마련해준 것 같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하늬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가진 윗집 김 선생(하정우)의 아내 수경 역을 맡았다. 하정우 감독은 이하늬의 캐스팅과 관련, "(수경이) 뜬금없고 기상천외한 대사를 내뱉는다. 그 대사를 굉장히 우아하게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말맛보다는 우아함과 점잖음을 통해 그 대사가 나갈 때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하늬는 "재혼이기에 이 사람의 장단점을 알고 결혼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단점을 안고 가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치명적인 매력이 뭘까?'라고 그 생각을 촬영하면서 많이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하늬는 '윗집 사람들' 촬영 당시 임신 중이었던 소식이 전해지며 남다른 연기 열정이 비쳤다. 공효진은 "이하늬가 촬영하고 3일 되었는데, 중대 발표를 하면서, 본인 뱃속에 아기가 있다고 해서 정말 놀랐다"라며 "식탁에서 입덧을 참으며 열심히 하는 이하늬를 보면서 '임신 초기가 힘들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생각하며 또 한 번 감탄했다. 무한 긍정의 힘을 보고 놀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이하늬는 "공효진이 현장에서 소곤소곤 '가서 쉬어'라며 많이 챙겨주셨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 뒤,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는지도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공효진은 권태로운 부부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이 공존하는 아랫집 현수(김동욱)의 아내 정아 역을 맡았다. "신혼이라 아랫집 부부를 이해하기 힘들었다"라고 밝힌 공효진은 "결혼생활이 긴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이 낳고 좌충우돌 사는 집 이야기를 참고하려고 했다"라며 김동욱과 초현실적인 권태기 부부를 그리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동욱은 자존심과 예민함이 뒤엉킨 독립영화 감독이자 아랫집 정아(공효진)의 남편 이현수 역을 맡았다. 김동욱은 남다른 말맛 케미의 비결로 "감독 하정우"를 꼽았다. 그는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하정우의 코멘트"라며 "하정우 감독의 장기인 말맛을 잘 살릴 수 있는 대본을 직접 각색하셨고, 그분의 의도를 잘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하정우가 좋아할 수 있는 표현을 하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윗집 사람들'은 부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성관계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화두를 이끌어낸다. 그렇기에 이하늬는 "성이라는 것이 '야해'라는 것보다 사랑하기에 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작은 터치이지만 그게 일어났을 때 현수와 정아의 날이 선 벽이 허물어질 수 있다. 그게 또 부부 사이 같다"라며 "수경과 김 선생이 파격적인 제안을 하지만, 둘의 관계를 뒤흔드는 영화적인 장치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수경과 김 선생이 천사 같은 존재가 아닐까?'라고 상상하며 작업에 임했다"라고 자신이 생각한 작품 속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영화 '윗집 사람들'은 오는 12월 3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