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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도 사랑도 현빈처럼…"'메이드 인 코리아'로 자신감 얻어" [인터뷰]

이우정 기자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6.02.12 15:42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저는 명분이 없으면 잘 안 움직이는 사람이다. 납득이 되어야 행동으로 옮긴다. 그렇게 따지면 연기도 사랑도, 아기랑 놀아줄 때도 그렇다."

이유 없는 발걸음은 없다. 배우 현빈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명확한 '명분'과 스스로를 설득시키는 '납득'에서 비롯된다. 연기와 사랑,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마주하는 일상까지도 그는 자신만의 단단한 논리 위에 삶을 세워왔다.

그런 그가 1970년대 혼돈 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졌다.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현빈)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을 통해서다. 그가 연기한 중앙정보부장 '백기태'는 부와 권력의 정점을 갈구하는 인물이지만, 현빈은 그 욕망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당위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14kg의 체중 증량이라는 외형적 변화보다 눈길을 끄는 건, 비로소 아빠가 된 그가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다짐이었다.
Q.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 공개 소감.

"우리가 이 시리즈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던 시대 상황과 캐릭터, 드라마를 많이 이야기해 드렸었다. 그 지점에 대해서 각 캐릭터마다 봐주시는 관점이 다른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좋게 생각하고 있다.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빌드업에 대해서도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백기태' 역을 통해 욕망 가득한 악역에 도전했는데.

"기태가 악역인지 잘 모르겠다. 우민호 감독님께서는 '하얼빈' 때도 그렇고 '메이드 인 코리아' 때도 그렇고, 늘 뭔가 새로운 것을 끄집어내려고 해주신다. 저도 배우로서 그런 지점이 참 좋다."

"일단은 개인적으로 백기태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악역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연기했다. 단순 악역이 아니어서 매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잘못된 일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이해되는 부분이 있고 공감 가는 부분이 있는데도 어중간한 불편함이 있는, 그런 부분이 백기태를 나쁜 놈이지만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드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평소에도 수트핏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유독 벌크업한 것 같은데.

"일단 화면에 꽉 찬 걸 현장에 봤을 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하얼빈 기준으로 13~14kg 정도 증량한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조금씩 늘었다."

"체중 증량이 어렵더라. 일단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렸다. '하얼빈' 때는 (우민호) 감독님의 '근육을 다 없애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운동 브레이크를 1년 넘게 안 해본 게 처음이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근육을 몸에 붙여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고통스러웠다. 근육이 어느 정도 붙고 나서는 조금씩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제가 근육질을 보여드리려고 벌크업을 한 게 아니라 식단은 조금은 자유롭게 했다. 그렇다고 막 먹은 건 아니지만 일반식도 먹으면서 조금은 유연하게 식단을 했다."

Q. 검사 '장건영' 역의 정우성과 대립각을 세우며 연기 합을 맞춘 소감도 궁금하다.

"(정)우성 선배랑 할 때는 진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리허설 때도, 현장 편집본을 볼 때도 이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촬영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있다. 당연히 저보다 경력도 많으시고,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우성은) 감독이라는 역할도 해보신 분이고, 제가 놓친 부분은 선배님이 찾아주시는 부분도 있고. 지금 그렇게 소통하면서 촬영하고 있는 게 저는 되게 재밌고 좋았다. 대본에 있지 않은 새로운 걸 찾아가는 현장이었다."
Q. 작품 공개 전 정우성의 개인사 논란이 있었다. 작품성보다 화제성으로만 소비된 것이 아쉽기도 할 것 같다.

"참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 그 아쉬움은 저보다 (정우성) 선배님이 훨씬 많으실 거다. (제가) 조심스럽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어느 배우나 그러실 것 같다. 그 배역을 소화해 내고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부단히 많이 고민하고 많은 노력을 한다. 반응이 그렇게 나오는 것에 대해서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선배님이) 누구보다 많이 생각하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저희는 시즌1이 끝이 아니라 2가 끝인 작품이라 더 많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을 하고 계실 거라 추측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어찌 됐든 저에게는 '장건영'은 '정우성' 선배님이시기 때문에 준비해 오신 연기를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Q. 조여정, 원지안, 서은수 등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과 맞붙기도 했는데.

"조여정 배우와는 3회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다. 워낙 베테랑이셔서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 서로 '재밌다 재밌다' 하면서 찍은 기억이 난다. 은수 씨 같은 경우는 '독종' 같았다. 이 악물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자극받은 부분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은수 씨가 연기한 수사관과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았지만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서 보여주려고 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느꼈다."

"지안 씨와는 첫 촬영 때가 기억난다. 일본에서 찍었는데 저도 물론 1화에서 일본어 대사가 있었지만, 지안 씨는 저보다 일본어를 훨씬 잘 해야 하는 캐릭터라 많이 힘들었을 거다. 부담도 많았을 텐데, 현장에서 만났을 때 많이 준비한 모습, 열심히 해온 모습이 보였다. 그 점이 크게 기억에 남는다."
Q. 부부이자 동료이기도 한 손예진의 반응은 어땠나? 특히, 지난해에는 '청룡영화상' 최초 부부 동반으로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소감도 궁금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다 본 거로 알고 있다. 지금 와이프도 촬영 중이라 바쁘다. 매 회차를 같이 보진 못했지만 재밌게 봤다더라. 저한테 '배우로서 못 봤던 모습을 본 것 같다'라고 했다. 그 점에 대해 좋게 이야기해 주셨다. 증량은 그 전부터 증량하는 걸 봐왔기 때문에 별 반응은 없었다."

"그날은 저희가 각자 촬영하고 있는 시기라 바빴다. 당일 시상식에서도 그렇고 다음 날 일정 끝나고 만났을 때 '역사적인 한순간을 함께 만들었구나' 하는 점에 굉장히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보냈다."

Q. 결혼 후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 바뀐 점이 있다면.

"결혼하기 전에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있어 왔다. 당연히 연기자로서 늘 발전되고 싶다. 다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빠가 이렇게 좋은 배우였다'라는 걸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그런 지점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분명 (결혼이 연기에) 영향이 있을 거다. 결혼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게 됐고, 나이도 더 들고 현장에서 보낸 시간도 많아졌다.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Q. 극 중 기태는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굉장히 권위적인 캐릭터인데, 아버지로서의 현빈은 어떤 모습일까.

"아직 아이를 혼내보지는 않았다. 혼내도 혼나는지 잘 모를 것 같다. (웃음) 아이에게 화낸 적은 없다. 엄하게 한다고 (교육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이만하니까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건 알지 않을까 싶다."

Q.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현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배우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제 나름대로 도전한 지점들이 많이 있었다. 백기태라는 인물을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역할이 통해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었다. 자신 있게 또 다른 것들을 시도해 보고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줬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며 쌓인 경험은 배우의 눈빛에 깊이를 더하고, 가정을 꾸리며 얻은 책임감은 그의 어깨를 더욱 넓게 만들었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통해 도전에 대한 호평뿐 아니라 자신감을 얻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을 마친 현빈은 올 하반기 시즌2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더 확장된 세계관 속에서 피어날 현빈의 '백기태'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글로벌 시청자의 기대감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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