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르포] “밤 빗길에도 잘 가고 잘 서고”…카카오 자율주행택시 타보니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3.31 17:22

AVV 모니터로 주행 상황 시각화…보행자·신호 인식
GPS 끊긴 터널에서도 센서 융합 주행…레벨2~3 단계 기술
코너 구간에선 매니저 보조…완전 자율주행까지 과제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 외관. /디지틀조선TV 임윤서 기자

“글로벌 빅테크가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여객 운송사업자 선정 후 밝힌 말이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30일 밤 10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서울자율차를 직접 시승해봤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 내부에 설치된 자율주행 매니저용 모니터. /디지틀조선 TV 임윤서 기자

뒷좌석에 탑승하자 앞좌석 운전석에는 자율주행 매니저가 앉아 있었다. 운전기사가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보조하는 인력이다. 차량은 기아 EV6로, 차량 외부에 장착된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 구조물(AV-Kit)이 이 차가 평범한 택시가 아님을 알려줬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여객 운송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16일부터 강남구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운영 중인 ‘서울자율차’ 서비스다. 현재 서울시에서 자율주행 구역형 여객 운송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SWM 단 2곳뿐이다.


“손님이 설정한 추천 경로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안내 음성과 동시에 뒷좌석 헤드레스트의 소형 모니터에 주행 경로가 표시됐다. 이 모니터가 자율주행 시각화 장치(AVV), 즉 자율주행 시각화 장치다. 차량이 인지하고 있는 주변 객체들이 아이콘으로 표시됐고, 신호등 상태와 주행 경로도 함께 업데이트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가 도로에서 우회전하고 있다. / 디지틀조선 TV 임윤서 기자

앞좌석에는 자율주행 매니저용 별도 모니터가 따로 마련돼 있었는데, 매니저들이 보다 세밀한 주행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전용 화면이다. 동승한 자율주행 개발팀 관계자는 “승객들이 왜 멈추고 왜 가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만든 화면”이라고 설명했다. 차가 교차로 앞에서 잠시 멈출 때마다 AVV 화면에는 그 이유가 시각적으로 표시됐다.



첫 번째 코스인(매봉역~강남 세브란스 사거리)주행 중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우회전과 유턴 구간이었다. 우회전 시 차는 횡단보도 앞에서 완전히 멈춘 뒤 보행 신호를 확인하고 보행자 유무를 한 번 더 확인한 뒤에야 천천히 회전했다. 유턴 시에는 부드럽게 회전해 주행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가 핸들 작동 없이 도로에서 유턴하고 있다. /디지틀조선TV 임윤서 기자

개발팀 관계자는 “우회전은 자율주행에서도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직진 차량과 교차하는 상황이 겹치면 승차감이 다소 불안정해질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구간에서 매니저가 핸들을 살짝 보조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유턴 구간에서는 보행 신호와 신호등을 동시에 확인한 뒤 자동으로 유턴을 수행했다.


차선 변경은 사전에 확보한 HD(고정밀) 지도 데이터 덕분에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좌회전이 예정된 구간에서는 훨씬 앞서부터 미리 해당 차선으로 이동해 기다렸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차는 하차 지점도 미리 계산하는 모습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목적지에 아무 데나 세우지 않고,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목적지와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 정차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가 매봉터널을 지나고 있다. /디지틀조선 TV 임윤서 기자

두 번째 코스는 매봉터널을 경유해 롯데시네마 도곡점까지 가는 구간이었다. 자율주행 매니저는 출발 전 “터널은 서울시 운행 평가에서도 난이도 높은 코스로 분류된다”고 했다. 터널에 진입하자 이유가 명확해졌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GPS는 완전히 끊깁니다.” GPS 신호가 차단된 구간에서 이 차량은 7개의 카메라(전방 3개 포함)와 라이다 센서의 퓨전 데이터, 그리고 바퀴 회전수를 조합해 주행했다. 개발팀 관계자는 “터널 내 차량이 오래 정차한 경우 등 다양한 케이스를 계속 고민하며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 코스를 동승하는 동안 전반적인 주행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코너를 돌 때마다 차체 흔들림이 느껴졌고, 이 구간에서는 매니저의 핸들 보조도 이어졌다. 개발팀 관계자는 “어떤 승객은 너무 느리고 답답하다고 하고, 어떤 분은 무섭다고 한다”며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현재 이 차량의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 2~3 수준이다. 레벨 4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레벨 5까지 목표로 개발 중이지만, 자율주행 매니저가 앞좌석에서 상황에 따라 개입하는 구조는 현재로서는 유지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기술 기반 ‘서울자율차’를 카카오 T 앱을 통해 호출하는 화면. /디지틀조선 TV 임윤서 기자

시승 후 관계자들에게 추가 질문을 이어갔다. 규제 환경에 관해 김민선 자율주행사업팀장은 “교통약자 보호구역 내 의무 운행 규제가 최근 해제됐고, 카메라 원본 데이터를 AI 학습에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며 학습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함께 갖춰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웨이모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의 국내 진출 가능성과 경쟁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민선 팀장은 “그들도 한국 환경에 맞는 로컬라이제이션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에 우리는 한국 특화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고 모델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개발팀 관계자 또한 “한국 특화 데이터는 우리가 더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하루 4테라바이트(TB) 규모의 도심 운행 데이터를 수집해 자율주행 AI 학습에 실시간 반영하는 파이프라인을 자체 구축해 운영 중이다.


현재 강남에서 운행 중인 차량은 2대다. 평일 심야(오후 10시~익일 오전 5시) 서비스 시간 내 시간당 평균 2~3콜을 소화하며, 사실상 쉬는 시간 없이 운행된다. 서비스는 현재 무료지만 4월 6일부터 서울시 방침에 따라 유상 전환된다. 낮 시간대 확대 여부에 대해 김민선 팀장은 “기술적으로는 준비됐지만, 도로가 더 복잡한 낮 시간대 운행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추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내 자율주행 사업의 현 위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사업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아직 중심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가장 집중하는 분야”라며 “해외에서는 우버나 웨이모 같은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돼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규제 등 사업 환경만 갖춰지면 바로 도입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서비스 개시 후 약 2주간(16~26일) 서비스 평가에 참여한 이용자 전원이 만족도 만점(5.0/5.0)을 기록했다. “차로 변경이 인상적이다”, “안정적인 주행이 놀랍다”, “샌프란시스코 현지 서비스가 떠오를 만큼 안정적이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용자 평가와 별도로 기자가 직접 체험한 시승에서도 서비스 이용 흐름은 일반 택시 호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앱 호출부터 탑승, 주행, 도착까지 이용 절차는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와 유사하게 진행됐다. 일부 코너 구간에서는 차체 흔들림과 자율주행 매니저의 보조 개입이 확인됐지만, 우천 환경의 강남 도심 주행에서도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운행을 유지하며 목적지까지 이동을 마쳤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