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최민식과 최현욱이 일반적이지 않은 사제관계 속 극강의 서스펜스를 펼친다. 열패감에 갇힌 교수와 천재적인 학생 사이, 역대급 연기 앙상블까지 예고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을 통해서다.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규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민식, 최현욱이 참석했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최현욱)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
작품은 '괜찮아, 사랑이야', '우리들의 블루스', '트렁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끌어낸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순식간에 읽은 기억이 있다. 6부작 드라마인데, 이렇게 끊임없이 본 작품이 없을 정도다. 작가님의 문체 자체가 상황이나 인물의 감정을 쉽고 간결하게, 다음이 계속 궁금하게 만들면서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대중적인 재미를 덧붙여서 문학적인 깊이가 함께 있는 작품이라 연출으로도 욕심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한 품격이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오래 봐도 지겹지 않고, 힘 있고 묵직한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 미장센을 추구하기보다는 인물의 감정과 내면, 심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 방향성을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명품배우 최민식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로 분해 극을 이끈다. 최민식 역시 작품의 매력에 대해 "요즘엔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작품이 많지만, 문학적이고 생각할 여지가 있는 작품이 좋았다. 극 중 허문오를 보고 '내 이야기가 아닌가'할 정도로 뜨끔했다. 시청자분들도 자신을 대입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다. 제자와 교수 같은 구도 역시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신선했다. 그런 점들이 이 작품을 하게끔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마음속 깊은 열등감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 최민식은 "저도 찌질한 면이 있다. 누구에게나 남에게 이야기할 수 없고 드러내지 않는 그런 부러움과 열등 의식이 있지 않나. '나는 왜 이럴까'하는 자괴감 같은 것들을 누구나 경험해 보셨을 거다. '허문오'는 그게 유난히 심한 사람이다"라며 "워낙 작가님이 잘 써주셔서 도움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서 작가님과 감독님께 감사 인사들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최현욱은 대선배 최민식의 상대역이자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있는 공대생 '이강'을 연기한다. 최현욱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김규태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이 계시다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글을 받았을 때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절제되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면들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점에 끌렸다"라고 말했다.
최현욱은 '이강' 오디션장에서 만난 최민식과의 일화를 전했다. 최현욱은 "제 또래 배우들에게 최민식 선배님의 영화를 보고 자랐을 정도로 안 본 영화가 없는데, 스크린에서 봤던 교과서 같은 분이 눈앞에 계셔서 많이 떨렸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민식은 "항간에 제가 최현욱을 캐스팅했다는 말이 있던데 어불성설이다. 저도 제 상대역이 궁금해서 감독님께 말씀해서 '이강' 오디션에서 옆에 있으면 안 되겠냐고 했다. 그래서 갔는데 최현욱이 '이강' 역으로 좁혀졌다. 끝나니까 저녁쯤 돼서 밥 먹을 시간이라 '밥 먹으러 갈래' 했는데 자기가 사겠다더라. 아마 현욱이 회사가 샀을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을 완성한 김규태 감독은 "정말 행복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최민식 선배님과 꼭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다. 이번에 함께 하게 돼서 정말 흐뭇했다. 선배님이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시고, 순수한 소년 같으면서도 해탈한 어른 같은 면모를 가지고 계시다. 배우로서의 삶이나 현장 자체를 굉장히 즐기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감탄했다. 아티스트의 무대를 직관하는 팬의 기분이 들었다. 되게 짜릿하고 전율이 돌았다"라며 최민식과의 첫 호흡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강'은 순수한 면모 속에서 이중적인, 묘한 이면이 있는 인물인데 최현욱 배우가 적격이었다. 눈빛 자체에 서스펜스가 있다. 현장에서 놀랐던 건 묵묵하게 있다가 슛이 들어가면 돌변하듯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잠재력을 가진 배우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감독으로서 또 시청자로서 기대가 된다"라며 극찬했다.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을까. 최현욱은 대선배 최민식 덕분에 준비한 것 이상을 펼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상대해 주신 선배님께서 저를 두 배로 이끌어주셨다. 말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배운 현장이었고, 선배님과 저의 티키타카가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이 작품에서 최현욱 배우의 연기에 리액션을 하면 잘 굴러가겠구나 싶었다. 이강이 이 드라마의 중심에 서서 모든 사람들을 다 쥐고 흔든다. 특히 허문오를 패대기쳤다가 하늘로 던졌다가 하는데, 이게 키포인트다"라며 "그래서 현욱이의 연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연기를 하면 할수록 '이강' 역에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빠져들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 후 뒤를 잇게 된 '맨 끝줄 소년'. 김규태 감독은 "'참교육' 정말 부럽다. 우리 작품도 만만치 않게 좋은 성과가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퀄리티적인 면에서도 감독으로서의 만족도도 높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쉴 틈 없이 전개되는 최민식과 최현욱의 서스펜스 연기는 오는 26일 오후 5시 공개되는 '맨 끝줄 소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