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이던 네트워크, TM포럼 표준으로 하나로 묶는다
10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 생성...'스파이더'로 관제 통합
레벨 4 자율 네트워크 향해 차세대 OSS 전환 박차
SKT 안홍범 네트워크 AT/DT 담당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TM 포럼 'DTW 이그나이트 2026' 포럼에서 자율 네트워크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SKT 제공
SK텔레콤(이하 SKT)이 AI가 스스로 통신망을 운영하는 자율 네트워크 시대를 향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국제 무대에서 공개했다. 회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 산업 포럼 'DTW 이그나이트 2026'에서 TM포럼 표준 기반의 자율 네트워크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TM포럼은 전 세계 240여 개 통신사와 IT 기업,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참여하는 글로벌 통신 산업 협회다. SKT가 이번 발표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표준화의 필요성이다. 회사는 기존 자율 네트워크 접근 방식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통신 장비는 제조사마다, 회사마다 독자적인 운영 방식을 고집해 왔고, 그 결과 시스템 간 연결과 통합이 쉽지 않았다. 국내 운영 체계 역시 기능 영역별로 시스템이 분산돼 있어 AI가 데이터를 일관되게 처리하고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졌다.
SKT는 이 문제의 핵심이 언어의 불일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시스템과 데이터가 동일한 표준 위에 통합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해답으로 회사가 택한 것이 TM포럼의 자율 네트워크 표준이다. SKT는 이 표준이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진정한 자율 네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SKT가 설정한 자율 네트워크 구현의 4대 실행 영역은 운영 업무 프로세스 재정의, 데이터 온톨로지 구축, 차세대 운영지원시스템(OSS) 전환, AI 에이전트 표준화다. 이 중 데이터 온톨로지는 데이터 간의 관계와 의미를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그물망처럼 연결한 일종의 디지털 데이터 지도다. 네트워크 전반에 흩어진 데이터를 AI가 맥락 있게 해석하려면 이 지도가 갖춰져야 한다. 차세대 OSS 전환은 기존 운영 체계를 AI 친화적인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고, AI 에이전트 표준화는 서로 다른 장비와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가 유기적으로 협업하게 만드는 기반이다.
이 전략 전반에 걸쳐 SKT는 AWS 등 글로벌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다양한 제조사의 네트워크 장비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통합 제어하는 것으로, 벤더 종속성을 낮추고 네트워크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SKT는 외부 기술 도입에 의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개발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SKT 직원들이 직접 개발하고 운용하는 자율 네트워크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수는 1000개를 넘어선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것이 AI 관제 시스템 '스파이더'다. 코어 네트워크의 모든 장비를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관제하고,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해 대응 방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스파이더는 이 장비 종류에 따라 분절된 관리 시스템 구조를 통합해 운영 효율과 네트워크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SKT가 이번 전략의 최종 목표로 제시한 것은 TM포럼이 정의한 자율 네트워크 레벨 4다. TM포럼의 자율 네트워크 성숙도 체계에서 레벨 0~1은 사람이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수동 단계, 레벨 2~3은 일부 조건에서 시스템이 판단하지만 여전히 인간 승인이 필요한 단계다. 레벨 4는 시스템이 상황을 스스로 이해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계로, 레벨 5의 완전 무인 운영 단계 바로 아래에 해당한다.
SKT는 레벨 4 달성을 위한 차세대 OSS 전환과 자율 네트워크 구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역시 TM포럼 평가를 통해 액세스 장애관리 영역에서 레벨 3.8을 획득하는 등 자율 네트워크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가 추진하는 하이퍼AI 네트워크 첫 실증 사업도 함께 따낸 바 있다.
안홍범 SKT 네트워크 AT/DT 담당은 "글로벌 표준 기반의 자율 네트워크 구축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통신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TM포럼 표준을 통해 전 세계 통신사들과 협력해 자율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에게 지능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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