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kbps급 유선 QKD 고도화, 무선 구간 4.8km 실증 완료
기술 이전 12건·특허 28건으로 8개 기업 생산 기반 조성
관람객이 퀀텀코리아에 참가한 KT의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KT 제공
KT가 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퀀텀코리아 2026’에 4년 연속 참가해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실증 성과를 공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국내 대표 양자기술 전시 플랫폼으로, 올해는 12개국 56개 기업·기관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KT는 ‘양자 미래가 시작되는 곳, KT’를 주제로 구성한 전시 부스에서 기술 개발 현황부터 공공·국방·금융·의료 분야 실증 사례까지 폭넓게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KT가 전면에 내세운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암호키를 해킹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양자 키 분배(QKD)고, 다른 하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더라도 해독이 어렵도록 설계된 차세대 암호 알고리즘인 양자내성암호(PQC)다.
KT의 전략은 최근 이 두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KT는 QKD와 PQC를 결합한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공공·국방 분야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통합 보안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장비 판매 중심이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보안 서비스 역량 확보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흐름이다.
기술 고도화 측면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KT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300kbps 수준의 유선 QKD 기술을 기반으로 암호키 생성 및 전송 속도를 지속 개선 중이다. 아울러 자체 구현한 유선 기술을 국내 우수 제조기업에 이전해 국산 장비 생산을 지원하는 기술 이전도 병행하고 있다.
무선 QKD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KT는 지난해 대전 대덕2연구센터 인근에서 약 4.8km 거리의 무선 양자암호 전송에 성공했으며, 현재 작동 거리를 10km 이상으로 늘리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기층 통과 거리인 10km 구간만 극복하면 이후 거리를 늘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며, 이를 통해 위성 탑재나 항공 분야로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KT는 모터를 탑재해 장비 정렬 상태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무선 QKD 장비도 선보였다. 서로 마주 봐야 하는 무선 QKD 장비의 특성상 정렬 문제가 실용화의 걸림돌이었는데, 자동 정렬 기능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한 사례를 공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2026년 양자내성암호 시범전환 지원사업’을 통해 국방 주요 시스템에 PQC 기반 보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드론, CCTV, 통합 관제 시스템 등에 PQC를 적용해 현장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공개된 실증 사례는 국방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이기종 양자암호통신 연동 실증을 마쳤으며, 신한은행의 하이브리드 양자보안망 구축과 국립암센터의 AI 의료데이터 암호화 사업도 현장에서 확인하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KT 측은 통신 인프라, 금융, 의료라는 보안 민감도가 가장 높은 세 영역에 걸쳐 실적이 갖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음을 시사했다.
KT의 역할은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KT는 28건에 달하는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이 관련 장비를 생산하도록 8개 기업에 기술 이전 12건을 마쳤다. 특허와 기술 이전을 결합한 이 접근은 통신사가 기술 수요자이자 공급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국내 양자 제조 생태계를 육성하는 구조다. KT가 내세우는 보안 주권 강화의 근거다.
전명준 KT 엔터프라이즈서비스본부장은 “양자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며 “KT는 국내 양자 생태계 조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글로벌 양자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KT는 3일 DDP 아트홀 메인무대에서 ‘양자인터넷을 향하여’를 주제로 기술 역량과 중장기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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