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불편한지부터 파악...고객 공감 중심 업무 방식 도입
현지에서 익힌 실행 방식, 국내 복귀 후 실제 업무에 적용
'아웃사이트 D.T'에 참여한 LG유플러스 구성원들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임직원을 미국 실리콘밸리로 직접 보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실험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부터 임직원 대상 디자인 씽킹 교육 프로그램 '아웃사이트 D.T.'를 운영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실리콘밸리를 직접 방문해 스탠퍼드대학교의 디자인 씽킹 부트캠프와 현지 연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5월 1기 21명이 먼저 실리콘밸리로 향했고, 6월 말에는 2기 12명이 뒤를 이어 새로운 업무 방식을 현지에서 체득했다.
디자인 씽킹은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출발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사고방식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디자인 스쿨, 이른바 d.스쿨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현재는 전 세계 여러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d.스쿨의 교육 방식은 국내 대학이나 기업 연수에서 흔히 접하는 강의 중심 수업과는 결이 다르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과 전문가가 한데 모여 실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구조로, 현장을 관찰하고 사람을 인터뷰한 뒤 아이디어를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실습 위주 교육으로 잘 알려져 있다. LG유플러스가 이곳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도해 보는 업무 문화를 사내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실제 프로그램에 다녀온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 기능을 만들지보다 고객이 불편해하는 지점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사실이 새로웠다"는 후기와 함께, "아이디어의 질이 투입한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속도감 있는 실행이었다"는 소감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방식을 국내 복귀 후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프로그램은 참가에 앞서 약 4주간의 사전 교육 과정을 거치도록 설계됐다. 디자인 씽킹의 기본 개념과 주요 기법을 먼저 익힌 뒤에야 스탠퍼드대학교 d.스쿨이 운영하는 부트캠프에 합류해 강의와 실습을 함께 소화하는 구조다. 준비 없이 곧바로 현지에 뛰어드는 방식이 아니라, 최소한의 이론적 토대를 갖춘 뒤 실습으로 넘어가도록 짠 점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서울 용산사옥에서는 1기 참가자들의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행한 과제와 현업 적용 계획을 발표하고, 스탠퍼드대학교와 실리콘밸리에서 접한 문제 해결 방식과 협업 사례를 동료들과 나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현지에서 AI를 활용해 3시간 만에 앱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낸 경험과, 국내 복귀 후 기존 기획 업무에 이른바 '바이브코딩'을 적용한 사례였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 경험이 참가자에게 상당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1기 참가자들의 역할은 성과공유회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서로 다른 직군의 동료들과 하나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방식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경험과 적용 사례를 각 조직에 공유하며 디자인 씽킹 방식으로 일하는 사례를 점차 늘려가는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참가자 선발 기준으로 실제 업무 적용 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 이번 2기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고객 경험 개선 등 고객의 요구를 직접 현업에 반영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직군 구분 없이 다양한 조직의 임직원이 함께 참여해 하나의 과제를 수행하고,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직접 적용해 보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정례화와 스탠퍼드대학교와의 전략적 협력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양효석 LG유플러스 최고인사책임자는 "아웃사이트 D.T.는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사고방식을 현업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한 혁신 프로그램"이라며 "참가자들이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에서 얻은 경험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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