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해외 공식 사이트, 화면 흐림·색상 변화 등 디스플레이 특성 고지
국내 소비자엔 별도 설명 없어…"표시·광고 측면에서 문제 소지 있어"
갤럭시 S26 울트라 코발트 바이올렛 색상 모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6 울트라의 프라이버시 모드를 켰을 때 글자깨짐, 붉은화면, 글자번짐 등의 디스플레이 이슈를 한국 시장 소비자에 고지하지 않고 판매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복합 현상을 안내한 반면 국내에는 이 같은 내용을 알리지 않아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삼성전자 공식 사이트에서는 갤럭시S26 울트라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사용 시 나타날 수 있는 화면 특성을 제품 출시 초기부터 안내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 같은 화면 특성에 대한 별도 안내가 없다.
미국 공식 사이트의 '갤럭시 S26 울트라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사용하기' 페이지에는 기능 사용법과 유튜브 안내 영상 외에도 화면 특성에 대한 별도 안내가 제공된다. 여기에는 화면 흐림과 밝기 저하, 색상 변화, 화면 한쪽이 붉게 보일 수 있는 현상 등에 대한 설명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최대 개인정보 보호(Maximum Privacy Protection) 모드를 사용하면 화면이 왜 흐릿하게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픽셀 동작을 제어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색상 변화나 화면이 흐릿해지는 현상(may cause slight color changes or blurriness)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켜면 야외에서 화면이 왜 더 어둡게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시야각을 차단하기 위해 픽셀을 제어하는 과정에서 밝은 환경에서는 화면 밝기가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may reduce brightness in bright environments)"며 야외에서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일시적으로 끌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글자 가장자리가 들쭉날쭉하게 보이는(jagged) 현상에 대해서는 "화면 이상이나 결함이 아니라 프라이버시 픽셀 구조에 최적화된 렌더링 방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화면 한쪽이 붉게 보이는 현상(reddish tint)에 대해서는 "최대 개인정보 보호 모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특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해외 공식 사이트는 최근 소비자들이 제기한 화면 흐림과 밝기 저하, 글자 번짐, 붉은 기운 등을 모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구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술적 특성으로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원리나 픽셀 구동 방식, 광학 구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설명은 제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미국 공식 사이트의 '갤럭시 S26 울트라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특성 안내 갈무리.
이 같은 안내는 다른 해외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된다.
UAE 공식 사이트에는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월 게시된 자주 묻는 질문을 통해 화면 특성을 별도로 설명하고 있다. 글자가 들쭉날쭉하게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화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프라이버시 픽셀 구조에 최적화된 렌더링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최대 개인정보 보호 모드에서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픽셀 동작 제어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효과를 높이는 과정에서 화면 색상이 약간 변하거나 화면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안내는 제품 판매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월부터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발생 원인까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해외 공식 사이트에서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사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화면 특성을 제품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었다.
반면 국내 공식 안내에서는 이 같은 기술적 특성에 대한 설명이 없다. 동일한 제품임에도 국가별로 소비자에게 제공된 정보 수준에 차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6 웉트라에 세계 최초로 측면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픽셀에서 방출되는 빛의 확산 방식을 제어해 측면 시야를 차단하는 기술로, 설계 단계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도 시청 경험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성훈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도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언팩에서 "프라이버시 모드가 켜져도 내가 볼 때 화질이 떨어지면 필름과 똑같아진다"며 "정면 기준에서는 노멀 모드와 경험 차이가 크지 않도록 정밀하게 튜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 삼성전자 공식 사이트에 지난 3월 안내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특성 관련 설명 중 하나.
그러나 출시 후 국내외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서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화면 일부가 분홍빛을 띠거나 밝기가 낮아졌다는 경험담과 텍스트 가독성이 전작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인정할 만한 우수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그 기술 구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특성이나 제한사항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다면 표시·광고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기 어렵게 제공했다면 관련 법령이나 규제 기준에 따라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며 "소비자가 기대한 기술과 실제 특성이 다르다면 이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고지할 필요가 있으며, 소비자가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안내했다면 관련 규정에 비춰 검토가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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